본문 바로가기

▶ 생각하는 디자이너 Review/영화

영화 레 미제라블 : Viva La France.

 

 

 

 

 

 

 

정말 멋진 영화였다.

 

 

 

레 미제라블은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이 전집에서 굶주림에 지쳐 빵을 훔친 죄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장발장으로 더욱 익숙하다. 그러나 단지 그것 뿐, 나는 그 동화책의 결말이 무엇이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괜히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뜻하지 않은 스포일러를 당하기도 하고, 또 정보를 미리 듣고 감으로써 영화가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행동이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도 하~~~나의 사전지식 없이 보았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이 뮤지컬 드라마 영화라는 사실은 영화 시작 5분 후에 알았고,

그것이 1830년 7월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은 영화 종료 5분 전에야 알았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프랑스 일반 민중의 삶은 일단 봉건제도에서 벗어나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다만 신분만이 개선되었을 뿐 물질적인 면에서는 그닥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대부분의 농민은 여전히 가난했고 굶주렸다. 도시의 상인 또한 더러운 작업장에서 일하는 등 처우의 개선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의 배경인 1830년 7월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나에게 장발장은 점점 옅어지고 대신 마리우스와 앙졸라, 그리고 그의 동료들이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들이 역사의 변화, 혁명을 위해 목숨을 놓고 싸우는 모습이 눈에 선연히 박혔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 혁명과 변화를 위해 두려움없이 권력의 총부리 앞에 섰다. 그리고.. 그들은 죽었다. 절대적인 병력이 부족했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만 같았던 시민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침묵했고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은 허무하지 않다. 7월 혁명은 분명 한계에 부딪혔지만 1848년 2월의 혁명에 불씨를 당겼고 그 후 프랑스 근대사가 커다란 격동을 일으켜 자유와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분명 그들은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에필로그에서.. 모든 이들이 탄탄하게 지어진 바리케이드에 올라 그들의 국기를 휘날리며 '내일은 온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왜 그렇게 슬펐는지. 가슴을 치는 아픔과, 우리의 현실과, 그들의 과거가 부러워 차마 흘릴 수 없는 눈물이 나오지 못하고 가슴 속에 한처럼 뚝뚝 맺혔다. 저들은 과거에 저토록 투쟁하여 자유와 평등을 쟁취했건만. 왜 우리는 우리 손으로 다시 역행을 선택하였는가.

 

 

 

 

우리는 영화 레 미제라블을 보며 박수치기 전 우리의 현실을 돌아 보아야 한다.

 

 

 

 

 

 

 

 

 

 

 

 

+)

뮤지컬 드라마 영화 장르는 처음 접해 보는 것인데, 솔직히 좀 웃겼다.

음을 붙여야 할 곳이 있고 붙이지 말아야 할 곳이 있는데 감독이 그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 너무 보여서 안타까웠다.

 

끝으로 갈수록 점점 마무리를 급하게 지으려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 중 하나. 그럴 거면 초반에 look down이나 아니면 one day more을 좀 줄여도 괜찮았을 텐데.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사랑을 속삭이는 씬의 호흡이 너무 길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마리우스가 너~~~~~무 못생겨서 몰입이 안됐음. 찾아 보니 얘가 요즘 잘 나가는 아이돌이라는데, 물 건너에서도 다 된 대작에 아이돌 뿌려 초치기가 유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