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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디자이너 Review/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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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 가 선사하는 삶의 황홀경 Gravity, 2013. 10. 17.알폰소 쿠아론 * 스포일러가 다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영화다.되도 않는 스포, 그보다 더욱 되도 않았던 감상평에 낚이는 바람에 무조건 그래비티는 패스였다. 그러다가 CJ가 면접비로 준 상품권(....)을 그래비티 IMAX에 올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왜였을까. 필경 이 엄청난 영화를 IMAX로 보라는 계시였을 것이다. 아이맥스는 때를 놓치면 안되느니라. 그래비티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산드라 블록이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발버둥치는 내용'그래,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로 전부는 아니다. 위성의 잔해를 맞고 기지국과 교신이 끊어진 스톤 박사와 매튜가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 스톤 박사는 과거 지구에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 ..
연애의 온도 : 현실연애? 거짓말치지마!!!!!!!!!!!!!!!!!!!!!!!!!!!!!!!!!!!!!!!! 2013. 3. 21 6/10 ★★★☆ 현실의 연애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한 영화는 없다는 소문에 보러 갔는데. 거기에 '사내연애'라는 특이코드가 더해져 나는 공감할 수 없는 영화가 돼 버렸다. 사내연애 흔한가요? 사내연애를 안 해 보았으니 그건 그렇다 쳐도 시도때도 없이 폭발해서 사람 치는 이동희는 정말 동감 안됐다. 적어도 사회 생활 3년 차면 상사에게 새벽에 전화질해서 반말까거나, 아유회에서 주먹다짐은 절대 안할 것 같은데. 보다 보면 점점 가관이다. 아... 제발.. 원래 회사란 곳이 이렇게 막장인가요. 중간에 여부장이 어떤 여자에게 불륜녀라고 머리 쥐어뜯히길래 뭔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결혼할 남자 냅두고 사..
웜 바디스 : 세상의 모든 좀비에게 질린 당신을 위해 웜 바디스. 2013.3.14 ★★★☆ ( 7/10) 사실 이제 좀비는 너무나 흔한 소재다. 무차별적으로 인간의 살점을 갈망하는 좀비와 그에 맞서는 사람 간의 대결,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따지고 보면 장르는 좀비물이지만 실제 영화, 드라마 안에서의 좀비는 그닥 부각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카메라의 시선 또한 사람에게 초점을 더욱 맞추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웜 바디스'는 스토리의 시작부터가 다르다. 좀비가 사실은 생각이 정말 많은 존재라는 것을 생각이나 했을까. 좀비 R로 분한 니콜라스 홀트가 마음 속으로 자신의 생각을 주절주절 말하는 초반 장면은 좀비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을 없애기엔 충분하다. 아니, 심지어 호감이 생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렇게 신선하고 멋진 개념에도 불구하고 '..
스토커 : 매 순간이 이해되지 않는 미쟝센의 향연 스토커stoker. 2013. 02. 28 박찬욱. ★★☆ 5/10. 1. 스토커를 보는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스토커,의 한국 발음에서 stalker가 아닌 stoker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스토커는 인디아와 리처드, 에블린, 그리고 찰리 스토커의 성이라는 것을 빠르게 집어낼 수 있다. 2. 영화 초반 인디아는 이상할 정도로 찰리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인다. 보는 내가 묘하게 짜증날 정도로. 여기서부터 이 영화는 내게 fail... 3. 찰리와 함께 윕을 죽인 날, 인디아가 그 장면을 회상하며 욕살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것을 조금만 더 빨리 이해했다면. 4. 짧은 감상평을 차마 5까지 달 여력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이 영화에 실망해 버렸다. +) 다만..
영화 레 미제라블 : Viva La France. 정말 멋진 영화였다. 레 미제라블은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이 전집에서 굶주림에 지쳐 빵을 훔친 죄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장발장으로 더욱 익숙하다. 그러나 단지 그것 뿐, 나는 그 동화책의 결말이 무엇이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괜히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뜻하지 않은 스포일러를 당하기도 하고, 또 정보를 미리 듣고 감으로써 영화가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행동이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도 하~~~나의 사전지식 없이 보았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이 뮤지컬 드라마 영화라는 사실은 영화 시작 5분 후에 알았고, 그것이 1830년 7월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은 영화 종료 5분 전에야 알았다. 1789년 프랑스 대..
영화 원 데이 : 철없는 남자와 바보같은 여자. 20년 동안 매 년의 7월 15일을 모아 한 편의 영화로, 가 주제인 원 데이. 그 안엔 여자 엠마 몰리와 남자 덱스터 메이휴가 있다. 스포일러를 조심하세요 '_^ 1. 보는 내내 참으로 신기했던 것이, 20년 넘게 엠마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덱스터를 좋아했다는 것. 보기 드문 순정이다. 심지어 덱스터는 정신 못차리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난봉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녀같은 순정으로 그를 좋아했던 엠마가. 참 어떻게 보면 바보같이 보이기도 하고. 2. 작년 7월 15일에 엠마는 청운의 꿈을 품고 런던에 입성했다. 런던을 울릴 큰 작가가 되겠노라며. 그러나 올해 7월 15일에도, 그 다음 해의 7월 15일에도. 엠마는 시인이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은 무덤에 묻어 버리고 동네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
은교 : 김고은과 박해일의 미칠 듯한 케미스트리. 은교. TV 광고에서 보고 한 눈에 반해 '아, 저건 꼭 보러 가야겠다.' 하고 맘먹은 영화가 건축학개론이랑, 그리고 은교였다. 건축학개론은 대학교 캠퍼스의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연애담이 참 궁금했는데 내가 기대했던 만큼 잘 뽑아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온 친구 말로는. 그러나 아직도 못 본 것이 함정 (-_-) 사실 은교도 그렇게 될 뻔한 영화였는데, 동생이 은교 시사회에 당첨되었다고 해서 개봉 전날 운좋게 볼 수 있었다. 다음 날 시험이고 뭐고 저건 당장 봐야 해!!!!!!!!!!! 라는 기분으로 무리를 감행해서 시사회에 참석했다. TV 광고에서 보았던 은교의 첫인상은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70대 노시인과 10대 여고생의 아슬아슬한 감정선과 육욕을 상당히 파격적인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다만 사랑받고 싶었던 것 뿐이다. 2007.4.12 코미디, 뮤지컬 처음에 제목을 접했을 땐 '마츠코의 혐오스런 일생'으로 이해했는데 알고 보니 '혐오스럽게 생긴 마츠코의 일생'이었다. 영문 제목을 봐도 Memories of Matsuko다. '마츠코의 기억'은 영화 제목으로 임팩트가 없어서 영화 중 대사를 인용해서 '혐오스런 마츠코'라는 제목이 탄생했나 싶다. 어쨌건 처음 영화 제목을 들었을 때 상당한 뜨악한 기분에 기억에 오래 남았으니 성공한 셈이다. 장르가 코미디인데, 내가 추천받을 때는 보고 나면 기분이 찜찜해지는 영화라고 했다. 둘 다 맞는 얘기다. 엄청난 블랙 코미디니까. 영화 자체는 재밌다. 마츠코가 궁지에 몰리면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마츠코의 특이한 이웃사촌도 간간한 재미를 준다. 중간중간에 뮤지컬 형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