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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밤 을지로. 캐나다로 이주한 지 10년이 됐어도, 잊혀지지 않는 감각이 있다. 눈을 감으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 하다. 2012년 겨울,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지던 검은 정장치마와 구두를 신고 종종거리며 저녁의 을지로를 걷던 날들. 밤을 잊은 높은 건물들이 아직 불을 밝히고 서 있는 것을 올려다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 곳에 출입증을 갖고 들어갈 수 있을까? 들어갈 수 있겠지?' 막연히 생각하며 삭막한 빌딩숲을 익숙한 곳인 마냥 헤치고 걷는다. 어느 순간 두려워지지만, 나라는 인간은 절대 못 이룰 것 같은 명제이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이 했으니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굳게 마음 먹으며 어느 새 어깨 밑으로 흘러 내린 무거운 가방끈을 추스른다. 나는 좋은 대학을 졸업했고, 대외활동을 열심히 했으며, 좋은 곳에..
캐나다 치아교정 마친 후 3년 경과 후기 올만에 블로그 글 좀 열심히 써 볼까~ 하면서 간만에 내가 쓴 글도 다시 읽으면서 추억팔이 중이었는데, 교정기 뺀다고만 쓰고 정작 뺀 이후 글을 안 썼다. 교정기 빼기 직전 찍은 사진. 드디어....! 지긋지긋한 교정기와도 이별이구나! 이 사진은 뺀 직후에 찍은 사진인데 기분이 넘나 요상했다. 맨들맨들한 치아가 너무 신기해서 혀로 계속 쓸어 보느라 하루가 다 갔다. 가지런해진 이빨이 너무 신기해서 셀카맨됐다. 그리고 대망의 방금 찍은 사진.... 치아 교정기 뺀 후 3년이 경과한 사진이다. 사실 리테이너;; 귀찮아서 잘 안 꼈는데 이가 거의 안 틀어졌다. 리테이너는 상악만 받았고 하악은 고정 유지장치를 부착해서 지금까지 유지 중이다. 사진을 찍어 보니 초반이랑 비교해서 거의 안 틀어졌는데 올리기는 좀 부..
2024년 3월 일상 늘 그렇듯 매일매일 일했지만 조금은 Management 관련된 일을 했던, 그런 3월이었다. 정말정말 맛있었던 3 코스 이탈리안 요리.. 근데 난 저 감자에 케첩을 찍어 먹고 싶었는데 남편이 여기서 그러면 요리사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절대 못하게 함. ㅎ ㅏ 난 어쩔 수 없는 아시안 몽키인가봐 사진을 못 찍었는데 애피타이저로 나온 홍합찜이 진짜 미쳤음. Orto Artisan Pasta, 1600 Mackay Rd., North Vancouver, BC V7P 2M4 스시사이에서도 이제 드래프트 맥주를 판매한다. 유주는 삿포로, 스시사이는 아사히! 개인적으로 일본맥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사히 드래프트… 정말 맛있었다. 애플워치 겨루기 했는데 친구한테 4점 차이로 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페셜 메뉴로 뇨..
캐나다에서 결혼하기, 피로연 결혼식장을 정했으니 이제는 음식을 결정해야 한다. 한국은 결혼식장에 뷔페가 딸려 있어서 식대가 거의 고정되어 있는데(는 것으로 아는데) 캐나다는 피로연을 진행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팟럭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결혼식장과 피로연장이 다른 경우도 많고, 피로연 음식을 선택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결혼식장과 피로연장이 한 곳이었고 (하객들 이동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음식은 육류와 어류, 그리고 비건식이 있었고(!) 술은 우리 부담으로 무제한 제공이었다. 알러지가 드문 한국인들은 낯선 문화일지 모르겠으나, 캐나다에서는 하객들을 초대할 때 답신으로 본인의 식성, 알러지에 대해 미리 정보를 달라고 한다. 종교적 신념 혹은 개인적 신념으로 채식을 택한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으므로 결혼식을 ..
듀오링고 스페인어 100일 학습 후기. 듀오링고 스페인어 100일 연속 학습 기록을 달성했다. 와.....이런 내 자신이 신기해. 이 앱을 쓰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막 2년, 3년 연속으로 Streak를 달성했다고 뜰 때가 있는데 처음엔 이거 뽀록(?) 아니야? 했는데...... 내가 100일을 한 거 보면....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물론 Freeze 아템빨도 있지만. 세 자리 수 연속 학습을 달성한 뒤 후기를 써야지 계속 생각했는데 일하느라 바뻐서 ㅠㅠ 이제야 쓴다. 지금은 115일 연속 학습 달성! 듀오링고 스페인어를 100일 연속 공부한 후의 스페인어 수준은 다음과 같다: 1. 2~3살 수준의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나 이거 필요해, 나 이거 갖고 있어, 엄마, 아빠, 물, 빵, 화장실 기타 등등과 같은 기본 어휘부터 시작해..
[켈로나 라이프] 오랜만의 근황 오랜만의 일상 포스팅~~ 드디어 켈로나에도 한국식 중국집(?)이 문을 열었다. 내가 그 동안 먹어 본 모든 자장면들 중 거의 탑티어. 진짜 진짜 맛있다.. 탕수육도… 이제는 자장면 먹으러 밴쿠버 갈 필요가 없다. Seki Noodle House. 3327 Lakeshore Rd #102, Kelowna 2023년 12월에는 2박 3일로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여행(!)을 갔다. 켈로나에서는 항상 자동차로 이동하다가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삶을 체험하고 나니 다시금 도시의 사람이 그리워지는 건 또 무엇. Hello Nori. 1165 Robson St., Vancouver 짧은 밴쿠버 방문 동안 꼭 해 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스탠리 파크 조깅. 10 KM 완료. 아침 러닝 후 먹는 라..
한국에서 재밌게 논 이야기 3. 강릉 강문해변엔 이런 포토 스팟들이 많다. 또또 지나치지 말구 찍어줘야쥬. 여기도 오션뷰 스타벅스. 어마어마하다. 안녕, 강릉 다음에 또 보자 고딩 때 맨날 와서 먹었던 냉김.(냉면 김밥) 보람 상가 아파트에 여전히 그 때 그 모습으로 있다. 나는 항상 오케이김밥에 원조냉면 덜매운 맛으로~~ 맛도 어쩜 그리 항상 똑같은지. 우리 아빠 환갑을 맞아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하는 로또 반전 케이크도 하고.. 다같이 고기도 먹고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 아빠가 돈 냈지....? 아빠 생일인데 말여 시간은 정말 빠르게도 흘러서 다시 캐나다로 돌아갈 날이 돌아왔다. 항상 이 순간이 가장 아쉽고 두려운 것 같다. 나는 채워지지 않을 그리움을 안고 다시 캐나다의 집으로 돌..
2호점은 정말 어나더 레벨. 캐나다에서 요식업을 한다는 게 정말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남편이 요리사이기에, 내가 브랜딩 경험이 있는 서버였기에, 그래도 어찌저찌 첫 여름을 잘 보냈고, 첫 번 째 연말, 슬로우 시즌까지 잘 버텨내어 이제는 두 번 째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 동안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찌저찌' 잘 넘겼고, 삼켜냈다. 하지만 가게를 하나 더 연다는 것은 정말로 정말로 어나더 레벨이었던 것이다. Misato's Kitchen, 1607 Ellis St. Kelowna, BC. Yuzu와는 달리 Misato는 원래 있던 가게를 인수한 것인데.. 사실 이 가게는 8년 전 내가 처음으로 켈로나에 랜딩했을 때부터 있었다. 그런데 지난 수년 간 다양한 오너를 거쳐가면서 한 번도 이름은 바뀌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