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주


생전 과일을 찾지 않던 내가 종류별로 과일을 사서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입덧과 입맛 없음의 콜라보… 과일을 기껏 다 깎아 놓고 속이 울렁거려 결국 한 입도 못 먹을 때가 많았다. 숙취 심할 때 입맛 없는 딱 그 느낌. 체력도 급격히 떨어져서 마치 병든 닭마냥 골골거리며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 10주

드디어 10주 1일에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아기 첫 초음파를 봤다. 한국은 극초기부터 매주 초음파로 아기를 봐 줘서 아기집도 보고 난황도 보고 조그만 아기 심장 뛰는 것까지 순서대로 다 볼 수 있다는데 캐나다에서는 내가 사설에 가서 돈을 내고 보고 싶다고 해도 최소 8주는 돼야 봐 준다. 초기라 많이 불안했지만 꾹 참고 아기를 믿고 평소처럼 생활하면서 지내다가 만난 아기의 모습은 놀랄 만큼 쑥 자라 있었다. 일주일 전엔 동그란 몸에 팔다리로 추정되는 돌기가 뾰족 나와 있었는데 그새 사람 마냥 팔다리도 길어졌고 얼굴과 몸이 구분되기 시작했다.
10주 5일에는 의사 선생님과 첫 전화 진료를 했다. 나는 패밀리 닥터가 없는 관계로 워크인 클리닉을 가서 임신 진단을 받았고 20주까지는 그 워크인 클리닉의 의사와 계속 진행을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처음 보는 클리닉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알고 봤더니 Strathcona Medical Clinic으로 내가 Referral이 됐는데 그 중 한 OB가 나를 받아 주기로 한 것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나는 초산인 데다 나이도 적지 않은 터라 걱정이 됐는데 전문의가 날 봐 준다니 불안했던 마음이 진정됐다.
첫 전화 진료는 나의 의료 기록, 임신 출산 히스토리, 나의 평소 생활 습관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굉장히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기도 건강하고. 임신 전에 하던 대로 계속 달리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의사와 통화하기 전 나에 대한 Questionnaire form을 작성했는데 거기에 니프티를 할 것인지 기형아 선별 검사를 할 것인지를 물어 보는 항목이 있었다. 나는 주저 않고 니프티를 하겠다고 했는데 원래 550불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던 니프티가 가격이 인하돼서 299불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굉장히 이득 본 느낌!

니프티 검사는 10주 이후 언제든지 바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전화 통화 종료 후 바로 피를 뽑으러 갔다. 다운타운 거주의 장점은 어디든 걸어서 바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Valley Medical Lab이랬는데 이름이 Dynacare로 바뀐 듯. 피를 총 9통을 뽑아 갔다;;; 처음엔 7통인 줄 알고 주사 바늘 빼고 마무리 지었는데 테크니션이 ‘엇 잠만 두 통 더 뽑아야 돼 미안’ 이러고 다른 팔에서 채혈해 갔다. 나는 핏줄도 좋고 바늘에 찔리는 거 별로 개의치 않아 해서 상관 없었다. (그리고 임신 말기에 채혈만 다섯 번 넘게 하게 된다…..망할 고혈압)
임신하게 되면 가장 궁금한 것이 성별인데, 나도 궁금해서 여러 가지 해 봤다. 반지점은 결혼 반지에 마리카락을 엮어서 손가락 사이사이를 통과한 후 반지가 좌우로 흔들리는지, 아니면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도는지에 따라 성별을 예측하는 놀이다. 이거는 처음에 딸이 나왔다. 그런데 여러 번 반복해 보니 아들도 나오고 딸도 나오고 해서 김이 샜다.
두 번 째는 중국황실달력이다. 산모의 나이와 아기가 생긴 달을 조합한 표를 보고 성별이 딸인지 아들인지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는 아들이 나왔다.
세 번 째는 미국 성별예측 사이트에서 임신한 달과 산모의 생일이었나? 를 입력해서 결과를 보는 것이다. 여기서도 아들이 나왔다. 지금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그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 보니 서비스가 만료된 것 같다…
그 밖에도 난황 위치나 심장 소리, 12주 초음파 사진으로 성별 예측하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8주에 처음 초음파를 보고 20주 정밀 초음파까지 추가 초음파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패스. 태몽은 복숭아인데 이것도 딸, 아들 둘 다 해당하는 태몽이라 판단이 어려웠다. 음식도… 나는 먹덧이었기 때문에 과일, 고기를 가리지 않고 먹어치웠다. 아, 임신 후 유달리 소고기가 많이 들어가긴 했다. 우리 아기는 아들일까 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