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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디자이너 Review/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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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최성만 교수님은 모던/포스트모던 문화읽기 수업에서 좋은 주제의 서적들을 많이 추천해 주셨다. 그것은 모던/포스트모던 문화의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면 소외된 인간이라든지, 각박한 소비사회라든지, 때로는 종교적인 주제와도 연결되어 있는 적이 많아 그 동안 힘을 잃고 죽어가던 나의 지적 호기심을 주기적으로 되살려 주었다. 한 번은 교수님께서 직접 서적을 들고 와서 표지를 보여 주시면서, 그리고 사이버 캠퍼스의 공지사항에 서적의 이름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점까지 손수 알려 주시면서 꼭 읽어 보라 하셨다. 그것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었는데, 나는 그 제목에 묘하게 끌렸다. 교수님이 공지사항에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쓰시면서 영화 한 편, 커피 두 잔 마시지 않고..
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본격적인 여행지름신의 강림 그래, 이젠 좀 재미있게 살아 보자. 삶이 너-무 팍팍하던 찰나,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만난 책이다. 제목부터 재기발랄한 어투로 툭, 던지듯 반말을 하길래 뭐지 이 책은? 싶어 읽었던 것이 30분 만에 후루룩 완독해 버렸다. 무슨 내용인고 했더니, 한 카피라이터가 독자들에게 본격 여행지름신을 내려 주는 책이었다. 자그마치 30개국을 여행했다는데 설마 여자겠나? 싶었는데 맞았다. 여자의 몸으로 훌쩍 홀로 여행을 떠나기가 참 쉽지 않을 터인데 굉장히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저자가 살짝 궁금해져 찾아본 결과, 아니나 다를까 내가 나온 학교의 선배였다. 자립심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 모교생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는 책인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았다. 나 또한 첫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 채 한 달이..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오랜만에 완독.예전엔 책 정말 많이, 자주 읽었었는데 요즘은 완독 자체가 힘든 느낌이다. 너무 어려운 책을 읽거나, 분량이 많은 책을 보거나, 아니면 독서 자체를 즐기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엔 얇고 가벼운 소설책으로. 앉은 자리에서 1시간 만에 후딱 읽어 버렸다.어떻게 보면 약간 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결말이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대화의 진행이 흥미롭다. 제롬 앙귀스트와 텍셀 텍스토르의 무의미해 보이는 설전이 사실은 날카로운 칼날을 품고 있었음을. 출장 중 예상치 못한 비행기 이륙 연착으로 인해 공항에 발이 묶인 제롬 앙귀스트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텍셀 텍스토르를 만났다. 고양이 죽과 어렸을 때의 악마의 기도를 의미 없이 주절거리는 텍셀. 심지어 그는 강간 가해자..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 디자인 이 책에 대해 간단히 말해 보자면,인간을 생각하는 공간, 제품, 서비스의 5단계 사용자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를 알아보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UX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필독서라 하여 조금은 늦지만 꼼꼼하게 공부하는 마음으로 정독했다. 이 책이 정말 좋았던 것은 UI, UX, GUI, HCI 등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에 대하여,아, 뭔가 다른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어떻게 다른 건지는 모르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섬세하게 정의내려 준 것이다.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 주었다. 또 좋았던 점은 용어와 개념의 창시자를 언급해 준 점. 이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 준 것이 정말정말 좋았다. 「디자인과 ..
소설 야시夜市 : 어디엔가는 꼭 존재할 것만 같은. 스포일러를 조심하세요. 쓰네카와 고타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했다. 그리고 좋아하고 있다. 비록 배경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곳 영국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킹스크로스 역을 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곳에서 9와 3/4 승강장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마치 진짜로 호그와트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실재감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는 머글 세계와 그들이 존재하는 마법사 세계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원한다면 정말로 그 곳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경한 기분은 참으로 유쾌해지는 것이었다. * 1. 분명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쓰네카와 고타로의 '야시'와 '바람의 도시' 또한 책장을 연 순간 그토록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바람의 도시'의 고도와 '야시'의 야시..
98. 카산드라의 거울 1,2 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 모르는 것이 있었다니! 라는 생각으로 패기있게 읽기 시작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별로임. 베르베르가 이렇게나 오글거리는 문체로 글을 쓸 줄은 몰랐다. 참으로 희극적인 대사의 난무와 개연성 없는 이야기의 전개가 참 거시기했다.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현 세태에 대해 무언가 비판의식을 전파하려고 하는 것은 잘 알겠으나, 글쎄올시다. 잘 와닿지 않았다. 쓰레기 하치장에서 살아가는 세 노숙자들에 대한 매력은 그렇다 치고 자꾸 카산드라가 ㅜㅜㅜㅜ왜 자꾸 독백을 하냐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ㅋ 오글오글오글오글.. 뭐.. 잘 모르겄다.......... 걍 글타. 타나토노트에서 보았던 그의 깔끔한 문체는 어딜 갔느뇨.
번외. 여자의 인생은 옷장 속을 닮았다. ........그냥. 내 인생이 옷장 속을 닮으면 얼마나 복잡시러울까? 싶어서 빌려 온 건데 알고 봤더니 옷장 정리하는 책이었다. 따로 기억할 내용은 없는 거 같고 옷장 정리하는 팁을 요약해 본다. 시간 많은 오후, 음악을 틀어 놓고 TV와 전화기는 끈다. 옷장 속 '옷이 아닌 것'들은 전부 꺼내어 정리한다. 옷장은 옷이 있는 곳이다. 옷을 정리할 땐 냉정함이 필요하다. 최근에 입지 않았던 옷은 전부 버린다. 사연이 있어 버릴 수 없는 옷들은 '추억상자'에 담아 보관한다. 음.. 그리고 옷을 살 땐 '바로 이거야!' 레이더가 돌아가야 사란다. 넹..................................
99.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제목이 우스꽝스럽다. 심심찮게 빌려보는 책이라 대체 뭔 내용인가 싶어 빌려봤다. 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정신적으로 좀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메인이 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정말로 아내를 자기 머리에 쓰려고 했다. 꽃을 꽃으로 보지 아니하고 무질서한 다면체의 집합으로 인식한다. 좀 충격이었던 것은 과거에 머물러 사는 남자였다. 자신이 여전히 청춘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생각하고 늙어버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현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력은 3분 정도로 지속되었다. 하도 많은 환자 글을 봐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버렸나 마치 남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단조로운데 사실은 자신의 일이고, 현재에 일어나는 일을 설명하고 있으나 마치 과거의 일을 설명하는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