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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디자이너 Review/영화

영화 원 데이 : 철없는 남자와 바보같은 여자.

 

 

20년 동안 매 년의 7월 15일을 모아 한 편의 영화로,

가 주제인 원 데이.

그 안엔 여자 엠마 몰리와 남자 덱스터 메이휴가 있다.

 

 

 

 

 

스포일러를 조심하세요 '_^

 

 

 

 

 

 

 

 

 

 

 

 

1.

보는 내내 참으로 신기했던 것이, 20년 넘게 엠마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덱스터를 좋아했다는 것.

보기 드문 순정이다. 심지어 덱스터는 정신 못차리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난봉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녀같은 순정으로 그를 좋아했던 엠마가. 참 어떻게 보면 바보같이 보이기도 하고.

 

 

2.

 

작년 7월 15일에 엠마는 청운의 꿈을 품고 런던에 입성했다. 런던을 울릴 큰 작가가 되겠노라며.

그러나 올해 7월 15일에도, 그 다음 해의 7월 15일에도. 엠마는 시인이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은 무덤에 묻어 버리고 동네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 변화는 없다. 식당 일이 그녀의 인생 전부가 되어 버렸다. 나는 그것이 가장 슬펐다. 그리고 내 삶 또한 그렇게 흘러가 버릴까 봐 겁이 났다.

후에 엠마는 (모든 영화가 다 그렇듯이) 주인공의 클리셰대로 유명 작가가 된다. 어쨌든. 나는 이런 결말이 싫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러나 영화가 현실의 일상을 지나치게 반영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지루하고 음습한 내용이 되겠지. 내가 멀리하는 홍상수의 그것처럼.

 

 

3.

덱스터가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와서 엠마에게 사실 우린 참 잘 어울리지 않냐며 추근대는 모습은 나로 하여금 한숨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어쩜 철이 없어도 저렇게 없다니. 게다가 또 좋다고 현남친 차 버리고 구썸남(-_-)에게 돌아가는 엠마의 모습 또한 한숨나왔다. 그래서 자고로 남녀 사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4.

89년 7월 15일, 90년 7월 15일, 91년 7월 15일... 해가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타이포그라피의 애니메이팅 또한 하나의 좋은 요소였다. 개인적으로는 토스트에서 식빵이 퐁 튀어나오는 액션의 타이포그라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5.

아쉽다. 아아 아쉬워. 왜 엠마는 임신을 할 수 없고, 왜 엠마는 자전거를 씽씽 타고 달리다 허무하게 차에 치여 죽는가. 아아. 왜.

 

5-1.

인가 했더니. 아무래도 눈물을 빼고 싶어서 그랬나 보았다.

덱스터가 엠마를 잃고 좌절했던 것처럼, 덱스터의 아버지도 아내 없이 십 년을 버텨 왔던 세월의 무게가 갑자기 마음에 박혀서 줄줄 눈물이 나왔다.

 

 

6.

매 년의 똑같은 날짜의 하루를 모아 이야기하는 전반적인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도 괜시리 작년 이 맘 때 쯤엔 무얼 했나 되새겨 보았다.

그러고 보니 싸이월드 미니홈 서비스에서는 today history라고 해서 예전의 오늘 내가 무슨 다이어리를 썼나 모아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그 날 그 날의 단상을 써갈겨 놓은 것이라 사실 짧고 대체 이게 뭔 말인지 잘 모르겠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작년의 이 맘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대강은 알 수 있어 참 재밌는 기능이라 생각했었다.

 

 

참나 쓰고보니 기승전싸이월드....T_T

 

 

 

 

 

졸업식 끝나고..

덱스터가 엠마한테 자기 집으로 자러 가자고 꼬시는 중...

 

 

 

 

홀ㅋ

둘이 좋다고 달려가는 중 ㅡ_ㅡ;;;;;;;;; 역시 젊다.

 

 

 

 

엥.. 근데 집에 엄마 있쪄T_T

아쉽게도 그냥 뻐뻐로 마무리......

 

 

 

 

 

세월이 흘러서, 이들은 좀 컸고.

우울해 하는 엠마를 데리고 덱스터가 같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아주.. 둘이 신남........ 부럽다.....

 

 

 

바닷가를 가서 둘이 누워서 딩가대는 씬.

난봉꾼 덱스터.. 여친도 있는데... 저 욕정에 불타는 눈빛... ㅡ_ㅡ

 

 

 

 

아니나 다를까 술마시고 추근대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ㅋㅋ

엠마는 자기 소신이 있어서 딱 자름.

멋진 여자여....

 

 

 

 

 

 

멋진 여자라 그런지 결국 나중엔 작가로 성공하는 엠마.

유명세 떨치는 작가 티 좀 나나여? ㅋ_ㅋ 우아하다 정말.......

 

 

 

그에 비해 덱스터는 수염 잔뜩 기르고 꺼칠한 이혼남의 모습 T_T

 

 

 

 

 

이 분은 덱스터의 어머니.

으앙 예쁘고 우아한 신여성이다. 기품있는 모습이었다. b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