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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디자이너 Review/책

화차


화차
미야베 미유키


보고 싶은 책을 검색해 보면 항상 대출 중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예약을 해 놓고는 거의 까먹을 때 쯤 되면, 도서관에서 대출해가라며 문자가 온다. 두 권을 예약해놨었는데 '눈 먼 자들의 도시'는 그냥 날려 버렸고 '화차' 문자가 왔을 때엔 우연히 중도에서 일하는 중이었어서 일이 끝나고 책을 받아갈 수 있었다.

추리소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닥치는 대로 읽었었고, 어느 날에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집을 모조리 해치우기도 했다. 뭐랄까.. 그런데 화차가 추리소설인 줄 몰랐다!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는 꽤 유명해서 주변에서 정말 많이 추천을 받은 책인데.. '미야베 미유키'와 '화차'라는 발음이 입 안에서 몽글하게 굴려지면서 참 둘이 찰싹 붙어 버렸다.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는 꼭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봄날에 분홍 벚꽃이 흩날리는 벤치 아래서 노닥노닥거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발음이라 '화차가 꽃차인가?'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서는 진짜 어떤 느낌이었냐 하면... 고전소설인 줄 알았다 -_- 혹은 장자, 맹자 뭐 이런 것들... 그런데 웬걸, 엄청난 추리소설이었다.... 나는 바보..

한번 보면,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 다음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책들이 있다. 그래서 엄청난 두께에도 불구하고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을 보게 만드는 그런 책. 화차가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두꺼워서 정말로 설렜다. 와 읽을 내용이 많구나ㅜㅜ 기뻐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기대에 충분히 보답했다. 정말로...............엄청나다....

미야베 미유키가 이 소설에서 다루고자 했던 주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이미 다른 블로그에서 충분히 언급이 되고 있고, 그리고 사실 화차를 읽으며 내가 느꼈던 것은 무분별한 신용카드의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라기보다는 신조 교코에 대한 매력이었다. 혼마가 신조 교코를 쫓으며 얻는 모든 증거는 명쾌히 딱 떨어지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추측이고 예상이다. 다만 모든 상황들이 한 가지 결론을 말하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신조 교코를 쫓는 것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인이 나는 너무 좋은가 보다.................... 물론 빚쟁이들에게 쫓기고 싶지는 않지만 뭐 그런 매력적인 미인이 되고 싶다는 얘기다.


너무, 좋았던 구절들을 적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