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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건강한 식습관 6가지.

1. 과식하지 않기


나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주기적으로 자꾸만 돌아온다. 바로 왕창 먹기. 나는 그냥 많이 먹는 게 좋다. 먹는 걸 사실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급식이일 때도 식판을 꽉 채워서 싹싹 비우는 터라 별명이 식신이었고, 뷔페 가면 정말 음식이 목 끝까지 찰 때까지 먹는다. 살면서 뭔가를 먹을 때 리미트를 걸고 먹은 적이 별로 없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더 이상 쑤셔넣지 못할 때까지 ㅋㅋㅋㅋㅋㅋ 먹는다. 가끔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도 내가 먹는 양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니 뭐. 먹는 대로 살이 안 찌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 문제는 이 습관이 요상하게 자리잡아 폭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에 저녁을 혼자 먹는 때가 늘었는데 그럼 나는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찾아 최소 3인분의 음식을 만들고 방에 들어와서 넷플릭스를 보며 꾸역꾸역 집어넣는다. 그리고 뒤이어 밀어닥치는 Food coma를 이기지 못하고 초콜렛을 주워 먹으며 그대로 누워 저녁 시간을 보낸다. 솔직히 기분은 의외로 굉장히 괜찮다. 치솟는 혈당을 느끼며 뜨뜻한 전기장판에 누워 브리저튼을 격파하는 기분이란! 내가 이 문제에 대해 각성하게 된 계기는: 첫 번 째 두둑히 늘어난 허리였고, 두 번 째는 순식간에 날아간 저녁 시간이다. 풍선처럼 늘어난 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불편했고 답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을 마친 후 아무 것도 못하고 늘어져 누워 있는 내 모습이 싫었다. 나는 생산적인 일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할 수가 없었다. 폭식과 음주가 나를 갉아 먹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멈춰야 했다.

그래서 과식 금지... 를 2021년 건강한 식습관의 최대 명제로 정하기로 했다. 시작한 지는 3일 째인데 벌써부터 몸의 큰 붓기가 사라진 느낌이다. 많이 먹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르고, 식사 후 나른함 없이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배우는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샐러드를 만든 적이 있었다니.

 

 

2. 술 줄이기


술.. 은 내가 본격적으로 음주를 시작한 이래로 참 많은 문제를 일으켜 왔다. 술 취한 나는 쉽게 실없어졌고 또 쉽게 괴팍해졌다. 운전을 시작하면서 나는 술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술을 마시고서는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겠다는 내 신념 덕에 물리적인 음주량은 줄었지만 대신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집에서 혼술하기. 돈도 아끼고 음주운전의 위험도 없고. 처음에는 좋은 계획 같았으나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또 쉽게 과음했고 또 자주 취했다. 술을 마시고서는 아무 데도 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집에 갇혔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2019년에 내가 새로 정립한 음주 습관은 이랬다: 술을 당장 마실 수 없는 상황에 분노하지 않기. 당시 서비스직에 근무하고 있어 스트레스 레벨이 극에 달했고 퇴근하기가 무섭게 술을 찾았다. 집에 술이 없으면 화부터 났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장점 중 하나는 객관적으로 내가 처한 상황을 바라 볼 줄 안다는 것이다. 알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진다는 것을 인지한 후 술을 의식적으로 줄이기 시작했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음주욕구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그렇게 2년에 걸쳐 술에게서 많이 멀어졌다.

올해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음주 횟수를 줄여볼 생각이다. 주 1회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맛있는 음식에 굳이 술이 끼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려 한다. 나의 힘든 하루가 굳이 술로 보상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인지하고 싶다. 일상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닌, 특별한 날에 즐겁게 취하는 느낌을 가지려 노력할 것이다.


언젠가 보틀디포에서 술병을 재활용한 날. 30불을 돌려 받았다(..)

 

 

3. 액상과당, 설탕 줄이기


아무 것도 넣지 않은 드립커피, 아메리카노가 최고였던 나도 이제 나이가 드는지 달달한 커피가 좋아졌다. 팀홀튼의 더블더블은 정말 악마 같다. 매일 아침 생각나고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마셔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커피가 두둑한 아랫배의 주범이라는 거....!



4. 군것질 줄이기


감자칩은 신의 선물이다! (노네임 올드레스드 감자칩 사랑해) 하지만 올해는 좀 줄이는 걸로~



5. 싱겁게 먹기

사실 나는 원래 싱겁게 먹는다. 생선 요리에는 소금간 절대 안하고(자반고등어 극혐) 계란에도 소금 안 쳐 먹음. 하지만 한식이 원래 기본베이스가 간이 강하니까 조금 더 심심하게 먹어 보려 한다.


6. 감사한 마음으로 먹기


급하게 많이 먹으면 먹는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른다. 내가 먹는 음식, 특히 육식을 할 때엔 이 밥상에 오르기 위해 희생된 생명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소중하게 먹기로 한다.



2021년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