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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당탕탕 캐나다 살기

캐나다에서 사랑니 발치 비용은?

나는 평생 사랑니와는 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사랑니가 없이 태어난 줄만 알았다)

 

그것의 존재를 알게 된 건 2017년. 교정 문의를 위해 방문했던 한국 치과에서 '너 사랑니 있음'이라는.. 마치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말을 듣고, '아 나도 역시 보통의 존재구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하나밖에 없고 난 모양도 수직이라 별 문제 없으면 평생 잘 갖고 있으라는 말도 들었고, 또 난 그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랑니의 고통이란 정말 부지불식 간에 나를 찾아 오는 것이었다.

 

 

난 정말 사랑니가 이직 첫 출근날에 아프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출근을 했는데.. 평생 아파 보지 않았던 잇몸 부위가 욱씬욱씬 쑤시는 거다. 그 상태로 일주일을 참았다. 타이레놀도 먹어 보고, 양치도 야무지게 했지만, 진통제 약빨이 떨어지면 귀신같이 아파오는 그 곳. 치통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는 게 뭔지 그 때 알았다. 일이고 뭐고 빨리 치료 받아야겠다 싶어 내가 원래 다니던 치과에 갔다. 그리고 '응 너 사랑니 염증'이라는 선고..

 

 

미지근한 소금물로 염증 부위를 조준해 소독해 주면 염증기가 많이 가라앉는다는데.. 됐고 제발 뽑아주세요

이미 일주일 동안 극한의 고통을 경험했던 지라 염증 가라앉히는 거에는 관심 없었고 일단 문제가 난 이상 얘를 없애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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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못 뽑아주나요????? 했는데 됐고 일주일 뒤에 오란다. 그게 가장 빠른 스케줄이란다. 그럼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진통제를 많이 처방해 달라고 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약쟁이가 돼 버림. 항셍제, 진통제, 그리고 수술 전에 먹는 진통제 하나 더. 그리고 이부프로펜도. 

새로운 곳에서 일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일을 빼는 게 좀 부담스러웠지만.. 사랑니를 빼고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하기에 그냥 눈 딱 감고 금요일 일을 빼달라고 했다. 정말 너무너무 아파서 빨리 빼고 싶었다.

 

 

 

오른쪽 아래(엑스레이 상으로는 왼쪽 아래)에 자리잡은 네 놈.. 이제 안녕이다.

사랑니를 발치하기로 결정했을 때 사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마취 주사도, 퉁퉁 붓는 얼굴도 아닌 턱뼈 신경이었다. 사랑니 뿌리가 턱뼈 신경과 가깝기 때문에 뺄 때 자칫하면 신경을 눌러 안면마비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 점을 치과 의사쌤도 정확하게 고지했고 나도 그 점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수술(!)에 들어갔다. 발치 전, 자기가 잘 뽑아 줄 테니 자기를 믿으라는 스윗가이 의사쌤.. 그리고 뽑는 데 장장 40분이나 걸림

 

 

발치 직후 얼마나 부었나(부으려나) 궁금해서 찍은 셀프ㅣ. 

 

 

영수증에는 385달러가 찍혔다. 아마 매복이라 단가가 좀 더 나갔던 듯. 보험 정보를 주면 치과 전산상에서 바로 커버가 돼서 나머지만 페이하면 된다. 10%인 38.5달러 결제.

아 맞다. 외국은 사랑니 뽑을 때 수면 가스 쓴다는 얘기를 들어서 좀 기대했는데 나는 안 쓰더라. 당연히 운전해서 집에 옴.

 

 

 

 

그리고 다음날 어마어마하게 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팠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시간 맞춰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었고 다행히 드라이소켓 문제도 안 생김.

 

 

 

3일 뒤 붓기도 잘 가라 앉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