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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당탕탕 캐나다 살기

코로나 시대 캐나다 직장인 나부랭이의 일상

 

코비드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아직 꿋꿋하게 일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사업장도 코로나가 터지고 난 뒤 한 달은 주춤했지만 요즘 다시 평소의 바쁨을 회복하고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는 6월인데 (학교 관련해서 오더가 많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행사가 취소돼서.. 타격이 컸을 것 같다. 일이 정말 없었는데 다행히 오너가 좋은 사람이라 주4일 출근에 5일 주급을 다 줬었다. 시급을 받지만.. 거의 월급을 받는 것과 같다. 6월 말, 7월에 들어와서는 스태프들이 각자 휴가를 써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내가 얼떨결에 세일즈 역할도 맡았었다.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었다. 사업장 특성상 단골 고객이 많고, 그 고객들은 신입 스태프를 별로 신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아시안 걸(이라고 화이트들은 나를 그렇게 생각한다. 만만한가? 나이 서른 둘에 키 167이 왜 걸이야....)이 찐화이트를 상태로 트로피 아트워크를 팔기란.. 쉽지 않았다. 

 

 

휴.. 그래도 닥치면 해야지 어떡하겠어. 전화도 받고, 트로피도 팔아 보고, 메달도 팔아 본다. 손님이 이상한 물건(펜, 보석 상자, 머그 컵. 다양하게도 들고 온다)을 들고 와서 나 이거 각인해 줄 수 있어??? 하면 음..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할 수 있어! ^^ 라고도 해 본다. 친절한 손님에겐 친절하게, 까탈스럽게 흠잡으려는 손님에겐 무표정으로 딱딱하게 대한다. 내가 하는 작업, 내가 파는 물건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아시안 외모에 악센트가 있는 영어를 쓰는 여자는 얕보이면 안된다. 다행히 지금까진 내 Heritage를 가지고 딴지 거는 몰상식한 손님은 만나지 않아서 운이 좋았다 생각한다.

 

 

 

 

밥 사 주는 사람 착한 사람...! 보스가 기분 내키면 점심을 쏘는데 오늘은 스시 데이였다. 보스가 다운타운 Yama Sushi 단골임. 스시집에선 테리야끼 메뉴를 절대로 시켜 먹지 않았었는데 전에 누가 치킨 테리야끼를 먹는 걸 보고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한 번 먹어봤다. 진짜 이거 물건이다. 양 겁나 많고 밥이랑 미소 국도 주고, 결정적인 포인트는 테리야끼 야채에 누들을 같이 볶아서 준다. 오마이갓.. 최고다. 

 

 

 

 

Shady Rest의 Fish and Chips. 이 날은 보스가 피쉬앤칩스가 땡겼던 날. 진짜 맛있었는데.. 확실히 느끼한 메뉴는 금방 물린다. 

 

 

 

 

요즘은 그로서리 장을 볼 때 내가 정말 먹고 싶었던 것을 조금 사려 노력한다. 오트 밀크가 있어서 사 봤고, 망고랑 키위가 먹고 싶어서 샀고, 아보카도 드레싱이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집어 들었다. 프로틴 파우더는 요즘 근력 운동에 빠져 있는 우리 둘을 위해서. 혼자였다면 가격이 부담돼서, 아이가 있었다면 역시 가격이 부담돼서 살 수 없었을 것 같다. (아직은) 딩크 부부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장 보기 시간.

 

 

 

 

6월 중순에 내가 다니는 짐도 리오픈해서 그 이후부터 꾸준히 운동하러 다니는 중이다. 민지 덕분에 내가 안다르도 입어보구 으흐흑흐긓ㅎ흑흑... ㅠ 넘 져타

결혼한 이후로 스물스물 다시 살이 찌면서 배가 두둑해졌었는데 4월 중순부터 다시 운동 시작해서 멋진 몸과 마음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다시 또 달려 봐야지.

 

 

 

 

요리사와 결혼하면 이런 혜택이 있습니다: 맛있는 걸 뚝딱 만들어 준다! 밥보다 장어가 많은 장어덮밥. 아 또 먹고 싶다.

 

 

젤 네일 샵도 문을 열어서 또 오랜만에 젤 네일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JOEY에서 Kayla와 데이트~ 조이의 레터스 랩은 진리예요.... 서버, 러너, 버서 정말 다들 너무 친절하구 스윗. 영혼이 가득한 서비스였다. 그리고 우리 담당 서버의 디저트 업셀링 능력이 예술이었다. 원래는 항상 노.. 하는데 도넛 영업을 어찌나 찰지게 하던지. 사실 도넛을 거부하는 여자는 없을걸? 결국 시켜 먹었는데 진짜 부드럽고 살살 녹았다.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흡입. 

 

 

 

 

마치 스토커처럼.. Emily를 스냅챗 맵으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에밀리에게서 문자가 옴. 린! ㅋㅋㅋㅋㅋㅋ 통했나벼.. 

 

 

 

그렇게 에밀리와 오랜만에 만나서 간 다운타운 Renegade Kitchen. 분명 나 여기 비건 레스토랑이라고 알고 왔는데.. 메뉴에 막 칼라마리 있고 버터 치킨 있고. 동공 지진 나서 죽는 줄. 그런데 알고 봤더니 전메뉴가 plant-based meat로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고기가 없어도 맛있다! 라는 모토로 메뉴를 짠 레스토랑. 그래서 난 칠리 치즈 프라이를 시켰고 에밀리는 버터 치킨 프라이. 스타터로는 칼라마리를 시켜봤는데 진짜.. 맛있었음. 오히려 오징어의 비린내 없이 담백한 콜리플라워를 맛 볼 수 있어 좋았다. 내 칠리 치즈 프라이는.. 치즈의 질감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치즈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었다 저 소스! 

 

 

 

 

 

ㅋㅋㅋㅋㅋㅋ 와규 비프로 웰던을 해 버린 나란 여자.. 그래도 맛있었다 증맬!

 

 

 

행복했던 퍼피시팅. 삼일 밤을 우리와 함께 있었는데 정말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날 밤엔 자기 주인이 너무나 보고 싶어서 문가에 앉아서 밤새 낑낑 울길래 졸지에 갑자기 우리도 이부자리를 들고 거실행. 새벽에 비몽사몽 깨서 다행이를 보는데 얘가 '쟤넨 왜 여기서 자고 있지'라는 눈으로 우리를 보고 있음. 그리고 다음날 밤엔 우리 침실에서 코오 잘 잠. 아침저녁으로 산책시켜주고 응아 누이고 하는 경험들이 따뜻하고 소중했다.

 

 

 

하.. 식물을 키우는 게 이렇게 구찮은 건지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많이 들이지 않았을 거야! 분갈이는 중노동이다.... 

 

 

 

아는 동생이 나눔해 준 소중한 깻잎! 뒤에 있는 건 내가 잘 키워서 잡아 먹고 있는 샐러드 친구들. 샐러드는 진딧물 피해도 거의 없고 진짜 효자 식물이다. 진딧물에 못 견뎌 사그라들어버린 딜과, 바닥을 기어다니다가 결국 잘 자라지 못하고 말라 버린 고수를 제외하면.. 녹색 친구들 다들 잘 자라고 있다. 고수 씨앗을 새로 심어서 지금 두 개가 잘 자라고 있는데 또 바닥을 기려고 하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 고수는 왤케 키우기 어려운 거야..

 

 

 

 

소셜 디스턴싱 룰 아래, 스타벅스 sit-in area가 다시 문을 열었다. 한 달 전에 샀던 케즈 화이트 챔피온도 개시~

 

 

 

 

 

남편 따라 가 본 Predator Golf. 이 날 남편이 처음으로 필드 라운딩 뛰려는 날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날씨 운 오졌다. 비가 쏟아져서 진심 집에 갈 뻔.. 그래도 어거지로 골프 쳤다. 골프장 스태프로 일하는 거 최고! 라운딩 공짜임. 골프 카트 첨 몰아 봤는데 재밌었다. 남편이 열심히 골프 배워서 나 알려 줬음 좋겠다.

 

 

 

어찌저찌 골프 세트를 맞춰 가고 있네요... 이제 골프만 잘 치면 돼... 남편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