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3. in Kelowna

그냥 막 쓰는 이야기.

1.


인간 관계는 역시나.. 어렵다. 하긴. 한국에서도 쉽지 않았었는데, 여기라고 다를 것 없다는 걸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게다가 캐나다 안의 좁디좁은 한인 사회라면, 밴쿠버보다도 더욱 작은 도시라면.. 참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단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여기서 더 이상 있을 사람은 아니구나. 그나마 이 쯤에서 그만둬야 나의 평판이(랄 것도 없지만) 여기에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엄마가 엄청 보고 싶다. 가족 품 안에서 엄마가 해 주는 밥 먹으면서 살고 싶은 생각을, 그런 나약한 생각들을 요즘 들어 하게 된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라는.. 유치한 반발심이 들어도.. 여기서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 이제 끝났다.




2.


스타벅스에서 일을 시작했다. 신기하다! 스벅 참 좋아하는데 결국ㅋㅋㅋㅋ일을 하게 됐구나. 캐나다 워홀러들이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고 싶어한다던데. 난 뭐.. 더 이상 워홀러도 아니고. 캐나다 삶에 대한 환상도 다 깨졌고. 그냥 먹고 살려고, 외국애들이랑 일 다시 해 보고 싶어서, 라는 게 스타벅스 파트너가 된 이유였다. 일 시작한 지 딱 한 달 반 정도 됐는데 그 동안 참 많은 굿 앤 배드 무드가 내 안에서 스쳐지나갔다. 지금 드는 생각은 ㅋㅋㅋㅋ 스벅은 말이지 ㅋㅋㅋ 그냥 포장 엄청 잘 된 패스트푸드점입니다. 맥날이나 버거킹이나 팀홀튼이나 스벅이나 결국 미니멈 웨이지 받고 일하는 서비스 인력이라는 거지. 트레이닝 세션이 나름 체계가 잘 잡혀 있긴 한데.. 결국 빚좋은 개살구. 막상 실전에 들어가서 POS 앞에 서면 머리 새하얘지고 헛소리 늘어놓게 된다. 복지가 좋긴 하다. 매주 받는 파트너 마크아웃이랑.. 프리드링크랑.. 좋긴 해.. 스벅 좋긴 해...... 근데 패스트푸드점의 한계를 넘어서진 못하는 거지. 환상을 깨야 한다.




2-1.


버거킹에서도 일해 보고 스타벅스에서도 일해 본 내가 생각했을 땐, 그래도 스벅 애들이 좀 더 미래를 생각하는 애들이랄까? 유니버시티 다니는 대학생들이 대부분. 버거킹 애들은 나이도 많이 어리고 일단 위드에 쩔어 사는 애들이다. 정말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 사는. 그에 반해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어떻게 하면 빨리 스벅을 벗어날 수 있을까(ㅋㅋㅋ)고민할 줄 아는 애들이지.. 어떻게 보면 패배주의에 젖어 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그러다 보니 다들 약간 신경질적으로 일하는 경향이. 일이란 게 다 그렇지 뭐......





3.


아, 다 됐고.. 진짜 빨리 한국 가고 싶다. 캐나다가 엿같아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배 두들기면서 티비 보고 싶다. 강남 고기 골목에서 참이슬 후레시 시켜서 1인분 7,000원 하는 삼겹살도 먹고 새벽 2시 즈음에 택시 타고 집 들어오고 싶다. 정말 이게 너무 하고 싶어.. 한 달만 참자. 한 달 뒤면 한국 가는 비행기 탄다.




4.